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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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 자체의 재미도 즐기지만 영화가 엔딩을 통해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도 즐긴다. 한마디로 어려운 영화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존쿠삭의 영화였던 '아이덴티티'였다. 그때도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더니, 존쿠삭이 또 한번 나를 바보라고 놀리는 구나....

사실 내가 어려운 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남들이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 줄때의 쾌감이랄까 그런 것 이었다. 존쿠삭이 나를 두번 놀렸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아이덴티티'에 이어서 '1408'도 역시 난해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어려운 영화를 이해한다고 자부하던 나로서는 이 두 영화는 치명적인 아픔이었다.

시종일관 긴장을 하게 만들었던 1408호... 딸의 죽음 이후로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존쿠삭은 작가이다. 유령이 나온다는 곳을 찾아다니며 귀신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드는 일을 한다. 그에게 'Don't enter 1408' 이라고 적힌 엽서가 한통 오게 되고 그는 돌핀호텔의 1408호를 찾아간다. 돌핀호텔의 메니저인 사무엘잭슨은 1408호는 절대 안된다고 만류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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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영화를 보신 후에 읽어주세요.>

이 영화는 엔딩이 두개라고 한다. 존쿠삭이 죽는 엔딩(감독판)과 살아남는 엔딩(극장판).
나는 존쿠삭이 죽는 엔딩을 보았고 온라인상에는 대부분 살아남는 엔딩에 관한 해석글들이 많았다.
우선 살아남는 엔딩에서는 존쿠삭과 아내가 다시 재결합하여 살게 되었고 녹음기를 들어보던 중 딸과의 대화내용이 나오게 되고 존쿠삭의 의미심장한 웃음과 아내의 놀람으로 끝이 난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석은 사후세계를 믿지 않던 존쿠삭이 녹음기의 딸의 육성을 통하여 그 방안에서의 일이 현실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존쿠삭이 죽는 엔딩에서는 아내가 존쿠삭의 장례를 치르고 난뒤 사무엘 잭슨이 녹음기를 돌려주러 오지만 아내는 받지 않고, 자신의 차로 돌아온 사무엘 잭슨은 혼자서 녹음기를 듣다가 딸과 존쿠삭의 대화를 듣게 되고 갑자기 뒷좌석에 나타나는 유령을 보고 놀라면서 끝이 난다. 어쨌든 여기서도 녹음기에 딸의 육성이 녹음이 되어 있었다는 게 존쿠삭이 방안에서 사투를 벌인 것이 상상만은 아니었다는 사후세계의 인정인 듯 하다.

어떠한 반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그냥 단순한 반전이었던 것 같다. 그 방안에서의 일들이 단순히 존쿠삭 자신의 내면의 상상과 싸움이 아닌 사실이었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여운과 생각이 남게 만드는 긴장감 넘치는 공포영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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